우리가 사랑한 맥주

올여름이 시원해지는 맥주 이야기

광고하는
올여름 뜨거운 술의 화두는 역시 맥주다. 주세법이 완화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맥주, 특히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맥주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 일반인들의 블라인드 테이스팅과 누구나 인정하는 크래프트집까지 여름 특집으로 준비했다.

맥주에 대한 모든 것 Q&A

1 맥주는 흔히 라거와 에일로 나뉜다. 라거와 에일의 맛은 어떻게 다른가.
라거는 발효통 아래에 가라앉는 효모, 즉 하면발효 효모로 만듦. 상면발효 맥주보다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저장시킨다. 에일은 맥주를 발효시킬 때 위로 떠오르는 효모, 즉 상면발효 효모로 만든 맥주. 상온에서 발효한다. 그러나 맛으로만 라거와 에일을 구별할 때 ‘에일은 상면발효’, ‘라거는 하면 발효’ 등의 딱딱한 설명은 별로 큰 도움이 안 된다. 라거는 양조에 사용한 몰트와 라거 효모에서 파생한 구수한 곡식의 향과 맛이 강하다. 일부 라이트 라거는 스타일상 향 자체가 거의 없고 탄산만 강조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라이트 라거 자체의 특징이므로 ‘좋다’, ‘나쁘다’ 하고 맥주를 평가하는 데 근거가 될 수 없다. 라거는 라거의 발효 온도와 비슷한 다소 차가운 상태에서 마시기 때문에 식감에 있어서 에일보다 시원하고, 높은 탄산으로 인해 청량감이 강하다. 홉이나 부재료를 많이 넣어 양조하기 때문에 향과 맛에 있어서 라거보다 훨씬 더 다채롭다. 과일, 꽃, 허브 등의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다.
 
2 맥주 거품의 적당한 양은?
양조에 사용한 재료나 맥주 스타일에 따라 맥주가 갖는 거품의 양도 확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단백질 함유량이 많은 밀을 사용한 밀 맥주 스타일은 거품이 풍성하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러 거품이 나지 않게 맥주를 따르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할 것까지는 없다. 거품이 맥주와 산소가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하므로 일정량의 거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거품은 무엇보다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주고 식감과 향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맥주잔을 45도 기울여서 따르다가 1/2-2/3가 차오르면 잔을 똑바로 세워서 마무리했을 때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품의 양이 그 맥주 스타일이 가지는 고유의 거품 양이다. 또한 맥주를 천천히 따르면 거품의 층이 조밀하고 단단해져서 같은 맥주라도 거품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독일이나 영국에서는 한 잔의 맥주를 1분에서 길게는 5분에 걸쳐서 따르기도 한다.
 
3 온도, 잔 등 맥주를 마시는 데에도 정석이 있나?
없다. 시간, 장소, 분위기에 따라 내 멋대로 마실 수 있는 것이 맥주의 매력이다. 하지만 맥주에도 제짝은 있다. 필스너 잔은 밝고 투명한 맥주에서 회오리 가닥처럼 올라오는 탄산의 자태를 뽐내기 위해서 길쭉하게 만들어졌고, 밀 맥주잔은 풍성한 거품을 뽐낼 수 있도록 위쪽으로 갈수록 지름이 넓어진다. 향을 강조하고 싶은 맥주는 향을 가둘 수 있도록 잔 위쪽을 모으는 형태를 띤다. 전용잔에 마시면 기분을 더 돋울 수는 있다. 그러나 잔의 모양보다 중요한 것은 깨끗한 잔을 물로 헹궈서 마시는 것이다. 더러운 잔은 탄산과 거품의 생성을 방해하고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맥주는 발효온도에서 마셔야 맥주가 가지는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라거류의 맥주는 3-7℃로 시원하게, 에일류의 맥주는 8-13℃ 정도로 상온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4 병맥주가 캔맥주보다 정말 더 맛있나.
보존력에 있어서는 캔이 맥주보다 훨씬 강하다. 맥주 유통 과정에서 ‘맥주의 3적’이라고 부르는 빛, 산소, 온도에 캔이 병보다 더 적합하다. 하지만 서로 잔을 채워주는 우리나라의 문화에 있어서 병맥주가 캔맥주가 더 맛깔나게 보일 수 있고 병째로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단순히 미각을 통한 맛 자체에 있어서는 사실이 아니지만, 총체적인 맛의 개념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다.

블라인드 비어 테이스팅

맥주에 ‘맥’자만 알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였다. 물론 맥주를 잘 마시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테이스팅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은 유쾌한 시음회였다.
 
① 권오현(구테폼 아트 디렉터) 일주일에 10리터 정도의 맥주를 마시는 것 같다. 솔직히 너무 많이 마셔서 정확한 양은 나도 잘 모르겠다. 맥주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꽤 안다고 생각한다.
② 이안 와이트(‘여피킬러’의 베이시스트) 주중에는 밴드 연습이 있거나 약속이 있을 때마다 맥주를 마신다. 주말에는 한 시간에 보통 두세 잔씩 마시는데, 그렇게 10–11시간 동안 계속 마신다. 계산은 각자 해보시길.
③ 한희진("대학내일" 마케터) 집에서 호가든 한두 병 정도를 마시는 편이다. 맥주를 마시는 횟수는 일주일에 네 번 정도? 국산맥주보다는 수입맥주를 좋아하고 맥주에 대해서도 꽤 안다고 생각한다.
④ 제니퍼 로저스(영상 블로거) 나도 희진 씨와 비슷하다. 일주일에 네 번 정도 마신다. 좋아하는 맥주는 그레이트 화이트 맥주나 아사히.

클라우드

① 권오현: 카스인가? 밀러? 모르겠네. 분명한 건 지금까지 한 번도 마셔본 적 없는 맥주다.
② 이안 와이트: